중풍병자 이야기..

순교자의모후2012.01.12 20:54조회 수 6193댓글 0

그때에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왔다.

그 병자는 네 사람이 들것에 들고 있었는데,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보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

 

 

  중풍병자의 가족과 친구는 예수라는 분이 병도 고치고 죽은 사람도 살리는 대단한 분이라는 소문을 듣고 중풍병자를 들고 데리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 중풍병자는 예수라는 분을 그다지 믿지 않았지만 가족과 친구들의 성화에 귀찮고 피곤해서 마지못해 허락했습니다. 그렇게 왔는데 들어갈 수 조차 없다니,.. 짜증과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냥 집에 가자고 말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분 앞에 가면 나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이 확고하기에 그리고 그 중풍병자를 사랑하기에 포기하지 못합니다.

 

  지붕으로 내려보내겠다고 하자 중풍병자는 급기야 화를 벌컥냅니다. ‘이 더러운 침상과 흉한 몰골을 온 천하에 들어내는 건 죽기보다 싫어! 그냥 이대로 살다 죽을래! 나 좀 제발 내버려둬!‘

 

  중풍병자는 가족과 친구들이 지붕으로 침상을 들어올릴 때에도 성난표정과 굳은 얼굴로 그들을 노려보다가 이내 눈을 질끈 감아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하고 비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평상을 지붕으로 옮기는데도 한참을 낑낑대다가 이제 평상을 천천히 내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에 지치고 체념한 중풍병자가 감았던 눈을 슬며시 떠보았습니다. 무거운 자신을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내려주고자 시뻘개진 얼굴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머리칼과 행여 줄을 노칠세라 부들부들 떨리는 팔과 꼭 쥐고있는 손이 왠지 뭉클하게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공중에서 조금씩 조금씩 내려가며 잠시 덜컹거리기도 하는 평상을 느끼며, 중풍병자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조금씩 조금씩..심장의 덜컹거림과 함께 알수없는 울렁거림을 느겼습니다.

 

  고개를 살짝 돌려 밑을 내려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 아픈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자신은 힘 하나도 들이지 않고 그분 앞에 가고 있었다는 것, 자신이 얼마나 자격없는 사람인지, 그럼에도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 그리고 그것을 몰랐던 자신이 얼마나 많은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고, 비뚤어진 마음으로 죄를 짓고 살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눈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고 그분 앞에 왔을 땐 통곡하며 엉엉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중풍병자의 눈물을 알았습니다. 사랑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순.모.전.  Q.M.

 

 

중풍병자를고치시는예수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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