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눈먼님이라는 말을 좋아하지요.
주님이 눈먼님이시고
저 역시 눈먼 님이고 싶습니다.
그 무한하신 분이 저희를 찾아 오시고 사랑하시는 일이 눈 먼 님답지 않으신지요.
그런 분을 섬기겠다고 나선 이 역시 자신을 모르거나 주님을 모르거나 눈 먼이 다운 일 아닌지요.
이 집에 온 지 한 달도 아직 못 되었는데요.
저는 살레시오회 수녀랍니다.
저희 수도회 초창기에 마리아 마자렐로, 엔리켓다 솔보네, 페트로닐라, 에밀리아,,,
그 시골 본당 아가씨들이 주님께 이끌려 모여 기도하고 이웃을 돕다가
돈 보스코에게 붙들려 수도회를 창설하게 되었는데요. 그 수도 가족에 지금 성인 복자들이 무수해요, 벌써.
여기 기특한 수녀님들을 보니 꼭 그들을 보는 것 같은 거에요.
보니파시오 주교님 눈에 딱 들을 만한 착한 주님 옷감들.
이들이 한국교회 안에서 자라나, 저들처럼 수도회를 키워가고
저희처럼 백년 후에는 북한부터 시작하여 온 세계에 파견된 수도가족이 되어
이들 초창기의 이야기를 읽고 또 읽으면서
신선한 힘을 길어내며 순교자의 모후의 딸답게 기쁘게 살고 있을 것이지요.
저희 수도회가 자라날 때 당시의 큰 수도회에서 도움을 받았듯이
이 수도회가 자라나는 데 미약하나마 힘이 되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저희 웃어른께 청하여 왔답니다.
교황님 책, "복음의 기쁨", 다 들 좋아하지요?
거기 보니,
"성령께서 이끄시는대로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보다 더 큰 자유는 없습니다."(280항)
그렇습니다.
성령께서 무슨 일을 하실지 모르는 일이지요. 맡기고 따라갑니다.
오늘은 화분들을 내어 햇볕을 보게 했어요.
비가 좀 왔으면 좋겠어요.
은인이 꽃잔디, 황금달맞이, 구절초, 그리고 완도에서 어성초도 보내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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